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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에너지

미세 조류를 활용한 해양 청정 프로젝트

by by 반딧불이의 알쓸신잡 2025. 4. 4.

1. 해양 오염과 그 영향 – 조류 기반 해양 정화의 필요성

전 세계 해양 생태계는 지금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마이크로플라스틱, 중금속, 질소·인 부영양화, 해양 산성화, 유류 오염 등 다양한 오염원이 바다를 위협하고 있으며, 이는 해양 생물의 생존뿐만 아니라 인류의 식량안보, 기후조절, 수산업 생태계 전반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부영양화로 인한 적조(紅潮) 발생은 해마다 피해 규모가 증가하고 있으며, 산소 고갈(빈산소수괴, Dead Zone) 지역도 세계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기존 정화 기술은 주로 물리·화학적 방식에 의존해 비용이 높고, 에너지 소비가 크며, 생태계 복원력이 낮은 한계를 보여왔다.

이런 상황에서 주목받는 것이 바로 미세 조류를 활용한 생물학적 해양 정화 프로젝트다. 미세 조류는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와 오염물질을 흡수하며, 동시에 산소를 방출하고, 수질과 생태계 건강성을 회복시킬 수 있는 **자연 기반 해법(Nature-based Solution)**으로 평가받고 있다.

 2. 미세 조류의 생물학적 정화 메커니즘

**미세 조류(Microalgae)**는 크기가 수 마이크로미터에 불과한 단세포 광합성 생물이다. 해수 또는 담수에서 서식하며, 질소, 인, 암모늄, 중금속, 유기물 등 다양한 수중 오염물질을 흡수하여 자신의 생장에 활용한다.
이때, 광합성을 통해 산소를 생성하고 CO₂를 제거함으로써 수중의 용존산소 농도를 높여, 빈산소 상태로 인한 생물 사멸을 방지할 수 있다.

미세 조류는 세포 표면에 음전하를 띤 다당류 물질을 보유하고 있어, 수중의 중금속 이온과 유기물질을 효과적으로 흡착할 수 있다. 일부 조류 종은 카드뮴, 납, 아연, 구리와 같은 중금속을 농축시켜 제거하는 능력을 보이며, 이는 **생물학적 정화(bioremediation)**의 훌륭한 사례로 꼽힌다.

또한, 조류의 대사 부산물은 해양 박테리아의 먹이가 되어 미생물 군집 다양성을 높이고, 생태계 회복을 촉진하는 효과도 있다. 이러한 이유로 미세 조류는 해양 생태계의 자정 능력을 활성화시키는 친환경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다.

미세 조류를 활용한 해양 청정 프로젝트

 3. 실제 해양 청정 프로젝트 사례 – 국내외 적용 현황

① 일본 – 후쿠오카 해양 정화 프로젝트
일본 후쿠오카현은 적조와 유류오염 문제가 반복되는 해안 지역에 미세 조류 기반 정화 시스템을 설치했다. 특히, 클로렐라, 나노클로롭시스 등의 조류를 활용해 해수 내 질소와 인 농도를 낮추고, 산소 농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적조 발생을 감소시켰다. 해당 프로젝트는 연간 어업 피해를 40% 이상 줄인 성공 사례로 평가받는다.

② 중국 – 대규모 호소 부영양화 정화 사업
중국은 저장성, 산둥성 지역의 담수호와 하구 지역에서 미세 조류를 활용한 대규모 부영양화 정화 프로젝트를 시행 중이다. **플로팅 알지 베드(FAB, 수상 조류 배양 플랫폼)**를 설치해 고지질 조류를 대량 배양하고, 이를 통해 질소·인 흡수, 이산화탄소 제거, 수질 정화, 바이오연료 생산까지 통합적으로 수행한다.

③ 국내 – 전남 해양수산과학원 시범사업
대한민국에서도 전라남도 해역을 중심으로 한 실증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적조 대응 및 폐양식장 복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조류 기반 광생물반응기 설치 및 해양 중금속 정화 실험이 이뤄지고 있으며, 일부 지역은 조류 수확 후 바이오비료로 전환해 연안 농업과 연계하는 모델도 도입 중이다.

 4. 조류 기반 해양 정화 시스템의 장점과 한계

장점:

  • 친환경성: 화학약품을 사용하지 않고, 자연적인 대사 작용으로 오염물질 제거
  • 다기능성: 이산화탄소 흡수, 산소 생성, 중금속 흡착, 영양염 제거를 동시에 수행
  • 자원화 가능: 수확된 조류는 연료, 사료, 비료, 기능성 소재 등으로 재활용 가능
  • 생태 복원 효과: 용존산소 증가, 미생물 다양성 향상, 해양 생물 서식지 회복

한계 및 도전과제:

    • 기후 의존성: 광합성 기반 시스템이므로 계절, 일조량, 기온 변화에 민감
    • 종 선택과 오염 위험: 외래종 유출, 과도한 번식에 따른 2차 생태 교란 우려
    • 경제성 문제: 대량 설치와 유지관리 비용이 아직 높아 보조금 또는 공공 투자 필요
    • 기술 미성숙: 자동화, 수확 효율, 에너지 수지 측면에서 추가적인 기술개발 필요

5. 해양 청정과 기후 대응 – 통합 솔루션으로서의 가능성

미세 조류를 활용한 해양 청정 기술은 단순한 수질 정화 수단을 넘어서, 탄소중립, 해양 생물다양성 보존, 연안 경제 활성화까지 연결될 수 있는 다목적 통합 솔루션이다.
특히 해양은 지구 표면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산화탄소의 30~40%를 흡수하는 기후 조절자 역할을 한다. 따라서 바다의 건강성 회복은 곧 기후변화 대응 전략의 핵심이며, 이를 자연 생태기반 솔루션으로 실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조류 기술은 강력한 의미를 가진다.

앞으로는 조류 기반 시스템에 **AI 제어, 스마트 센서, 에너지 자립 시스템(태양광, 폐열 등)**을 융합해 지속 가능한 해양 정화 인프라로 진화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플로팅 배양 시스템에 태양광 패널을 함께 설치하면 전력 자급이 가능하고, 수질 센서를 통한 자동 제어 기술을 결합하면 수온, 용존산소, pH, 오염도 실시간 모니터링 및 대응까지 가능해진다. 이는 단순한 배양을 넘어 스마트 해양 관리 플랫폼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의미다.

또한, 도시 해안가, 항만, 양식장, 하구 등 다양한 지역에 맞춤형 조류 솔루션을 적용해, 지역 특성과 생태계 구조에 따라 최적화된 정화 모델도 구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양식장 주변에서는 사료 잔여물로 인한 부영양화를 줄이는 조류종을, 항만 지역에서는 중금속 흡착력이 높은 종을 사용하는 식이다.

이러한 방식은 지자체 주도의 해양 복원 사업, 해양 탄소 크레딧 시장 창출, ESG 기반 민간 투자 확대로도 이어질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해양 생태 복원의 경제적 가치와 기후 탄력성까지 동시에 확보하는 전략이 될 수 있다.

결국, 미세 조류는 해양 청정, 기후 대응, 자원화까지 아우르는 미래형 생물학적 복합 자원이며, 공공정책, 산업기술, 지역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형태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이제 바다를 되살리는 해답은 미세하지만 강력한 생명체, 바로 조류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