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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에너지

조류 기반 에너지의 에너지 수지 분석 (EROEI)

by by 반딧불이의 알쓸신잡 2025. 4. 4.

1. EROEI란 무엇인가 – 에너지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

현대 에너지 산업에서 자원의 효율성을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한 개념 중 하나가 바로 EROEI(Energy Returned On Energy Invested), 즉 에너지 수지다. 이 개념은 ‘어떤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 들어간 에너지 대비, 그 에너지가 얼마나 회수되는가’를 수치로 나타낸 것이다. 예를 들어, EROEI가 10이라면, 1의 에너지를 투입해 10의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는 의미다.

EROEI는 단순한 경제적 수익보다도 더 근본적인 지속가능성 판단 기준이 된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생산하는 에너지보다 투입하는 에너지가 더 많다면, 그 자원은 장기적으로 유지될 수 없다. 과거 화석 연료는 EROEI가 30~100에 이를 정도로 높았지만, 자원이 고갈되고 생산 조건이 나빠지면서 점차 하락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많은 학자와 정부 기관은 재생 가능 에너지의 EROEI 확보를 중요한 전략 과제로 삼고 있다.

조류 기반 에너지의 경우, EROEI 수치는 다른 바이오 연료 대비 아직 명확히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실험 결과와 파일럿 데이터를 통해 경쟁 가능한 수준의 수지 개선 가능성이 관측되고 있다. EROEI 수치를 파악하고 개선하는 과정은 조류 연료 상업화의 핵심 변수라 할 수 있다.

2. 조류 연료의 에너지 투입 요소 – 배양부터 추출까지의 전체 경로

조류 기반 에너지의 EROEI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생산 전 과정을 세분화해 에너지 투입 지점을 정밀하게 추산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조류 연료의 생산 과정은 다음과 같은 주요 단계로 구성된다:

  1. 조류 배양 (배양조 운영, 영양제 주입, CO₂ 공급 등)
  2. 수확 및 농축 (필터링, 원심분리, 응집)
  3. 건조 및 전처리 (열풍 건조, 파쇄 등)
  4. 오일 추출 (용매 추출 또는 초임계 추출)
  5. 에스터화 공정 (연료화 가공)

각 단계는 고유의 에너지 소비량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광원 조명, 교반기 운전, 건조 과정은 에너지 소모가 높은 편이다. LED 조명을 활용한 밀폐형 배양 시스템에서는 전기 소비가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개방형 연못형 시스템에서는 태양광 의존도가 높아 에너지 투입은 낮지만 생산 효율이 떨어진다.

또한 조류 배양을 위해 이산화탄소를 인위적으로 공급하는 경우, 이 역시 에너지 소비의 한 요소가 된다. 공기 중에서 포집한 CO₂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추가적인 처리 장비와 전력이 필요하며, 이 과정이 전체 EROEI 수치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에너지 수지를 높이기 위해서는 이와 같은 간접 에너지 소모를 줄이는 기술적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

3. 실제 EROEI 수치와 비교 – 조류 vs 다른 재생에너지

현재까지 발표된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조류 기반 바이오 연료의 EROEI는 1.3~3.2 수준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최신 LED 기술, 고농도 배양 기술, 열 재활용 시스템 등이 도입된 일부 실험에서는 EROEI 4.0 이상의 수치가 기록되기도 했다. 이는 기술 혁신과 에너지 최적화를 통해 조류 연료의 상업성이 실현 가능함을 의미한다. EROEI가 3 이상이 되면, 상업적 생산과 운송, 유통까지 포함한 구조에서도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또한 조류는 연료 외에 부산물을 활용한 다중 수익 모델이 가능하기 때문에, 순수 EROEI 외에 ‘에너지-경제 복합 수지’로 해석할 때 가치가 더 커진다. 예를 들어 조류 연료 생산 후 남은 바이오매스를 사료나 비료로 활용하거나, 탄소 크레딧으로 환산할 경우, 에너지 수치에 경제적 가치를 더한 복합 EROEI가 5~6 이상으로 상승할 수 있다.

4. 조류 연료의 EROEI 향상을 위한 전략 – 기술과 시스템 혁신이 핵심

조류 기반 에너지의 에너지 수지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기술적·시스템적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고유지(high-lipid) 조류 품종의 개발이다. 조류 종에 따라 오일 함량이 20~70%까지 차이가 나기 때문에, 같은 에너지 투입 대비 생산 효율은 크게 달라진다. 유전자 조작이나 자연 교배를 통해 고유지 조류를 확보하면, 수율이 2배 이상 향상될 수 있다.

둘째, 폐열 및 폐자원 재활용 시스템의 통합이다. 예를 들어, 공장 폐열을 활용해 조류 배양조의 온도를 유지하거나, 폐수 속 영양염류를 이용한 조류 배양이 가능하다면, 외부 에너지 투입 없이 배양과 성장 촉진이 가능하다. 이처럼 순환 자원 시스템을 적용하면, 에너지 투입이 줄어들고 전체 수지는 향상된다.

셋째는 AI 기반 자동화 배양 시스템의 도입이다. 광량, CO₂, 온도, pH 등 생육에 영향을 주는 인자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자동으로 최적화하면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줄이고 배양 효율은 극대화할 수 있다. 이러한 자동화 시스템은 조류 배양의 산업화를 앞당기는 요소이며, EROEI 상승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마지막으로는 부산물의 다중 활용 전략이다. 앞서 언급한 화장품, 사료, 비료 산업과의 연결은 조류 연료 단독으로 계산된 EROEI보다, 전체 자원 순환 시스템에서 에너지·경제 복합 수지를 훨씬 높일 수 있게 해준다. 이러한 방식은 장기적인 수익성과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보장해줄 수 있는 핵심 전략이다.

----- 결론 요약-----

조류 기반 에너지의 EROEI는 아직까지는 태양광이나 풍력에 비해 낮지만, 기존 바이오 연료 대비 경쟁력 있는 수준에 도달하고 있으며, 기술 발전에 따라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고유지 조류 품종 개발, 폐열 재활용, 스마트 자동화 시스템, 부산물의 부가가치화 전략 등을 통해 에너지 수지를 3 이상으로 유지한다면, 상업적 조류 연료 생산도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 조류 연료의 성공은 단순한 에너지 생산이 아닌, 복합 생태 기반의 자원 최적화 구조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달려 있다